[디지털경제뉴스 박시현 기자] 시스코가 기업들의 AI 활용 대비 수준을 조사한 ‘AI 준비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처음으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5%만이 AI 기반 기술 도입 및 활용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을 포함한 8,000개의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보고서는 주요 비즈니스 시스템과 인프라의 격차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심각한 위험이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 95%, AI를 사업에 완전히 통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 AI 기술은 수십 년에 걸쳐 점차적으로 도입됐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기술에 대한 대중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며 AI의 영향력에 관심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응답자의 78%는 AI가 사업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AI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 수집으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으며, 목표 설정과 실제 수행 능력의 격차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국내 기업의 53%는 1년 내에 AI 전략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현재의 흐름에 뒤처져 비즈니스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이 AI 준비를 위해 다양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최고 경영진 및 IT 경영진이 AI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현황도 조사됐다. 이는 지난 6개월 사이 조직의 AI 기술 도입의 시급해졌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97%에 달하고, IT 인프라와 사이버 보안이 AI 도입의 최우선 과제로 보는 견해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보고서는 전략, 인프라, 데이터, 인재, 거버넌스, 문화 등 6가지 주요 요소에 대한 응답자의 AI 준비지수를 평가했다. 49개의 지표를 기반으로 주요 요소에 대한 준비도를 조사하고 응답자 조직의 전반적인 준비도에 대한 점수를 측정했다. 계산된 점수에 따라 △선두주자(Pacesetter, 완전한 준비) △추격자(Chaser, 보통 수준의 준비) △팔로워(Follower, 부분적 준비) △후발주자(Lagger, 미준비) 등 네 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다.
◆국내 기업 중 ‘선두주자’ 비율 5%로 글로벌 14%보다 낮아 = 전반적인 대응 준비 수준에서 국내 기업 중 ‘선두주자’ 비율은 5%로 글로벌 수치인 14%보다 낮게 나타나며, 69%에 달하는 기업이 팔로워로 분류돼 대부분이 하위 그룹에 속했다.
주요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략: AI 전략 수립은 수월히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90%의 국내 기업이 탄탄한 AI 전략을 수립했거나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국내 기업의 50%는 상위 두 그룹인 ‘선두주자’ 또는 ‘추격자’로 분류됐으며, 11%만이 최하위 그룹인 ‘후발주자’에 속하며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인프라: 현재 네트워크는 AI 워크로드 성능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없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기업의 95%가 AI로 인해 인프라 작업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응답자 중 자사 인프라의 확장성이 크다고 답한 기업은 19%에 불과하며, 74%는 새로운 AI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현재 IT 인프라의 확장성이 매우 낮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발전된 AI 성능과 컴퓨팅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88%의 기업은 증가하는 AI 작업량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GPU를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데이터는 역할의 중요성 대비 준비 상태가 취약한 분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기업 내 후발주자의 비율이 29%로 가장 높게 나타난 항목이다. 응답자의 93%는 조직에 사일로화 또는 파편화된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구조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AI에 활용하는 것을 복잡하게 만들어 애플리케이션 잠재력 활용 한계를 두어,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인재: AI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며 AI 통합과 도입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대응 준비를 갖추는 데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사회와 경영진 중 AI로 인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수용력이 보통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65%와 66%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중간 관리자의 33%는 AI에 대한 수용력이 제한적이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또한, 직원 중 37%는 AI 수용 의지가 낮거나 AI 도입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92%는 임직원 교육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지만, 42%는 기술 향상에 필요한 인재가 불충분하다고 답하며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버넌스: 기업의 91%는 종합적인 AI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는데, 이는 기업의 신뢰도 관리에 필수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관리 분야에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주권, ▲글로벌 제도에 대한 이해 및 준수,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편향성, 공정성, 투명성이 포함된다.
▪문화: 문화 부문은 선두주자 비율이 5%로 가장 낮게 기록됐다. 23%가 아직 변화에 따른 관리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으며, 수립한 기업들 중에서도 85%는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여전히 진행 중임에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용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최고 경영진이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상대적으로 수용력이 낮은 중간 관리자와 직원들에게 계획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긍정적인 측면은 84%의 응답자가 조직이 신속하게 AI를 도입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러한 변화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1%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한편, 이번에 처음 발간된 시스코 AI 준비지수는 전문 조사기관이 30여 개의 시장, 직원 수 500명 이상 조직의 비즈니스 및 IT 리더 8,1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더블 블라인드(이중맹검)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