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 “플랫폼과 AI가 도시 모습 바꾼다”
[제25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 “플랫폼과 AI가 도시 모습 바꾼다”
  • 박시현 기자
  • 승인 2024.05.29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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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 29일 ‘플랫폼, AI 그리고 도시’ 주제 강연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가 29일, 제25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가 29일, 제25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경제뉴스 박시현 기자]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가 29일 열린 ‘제25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플랫폼, AI 그리고 도시’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경민 교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도시계획·부동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 전공 교수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플랫폼’이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플랫폼과 AI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도시와 부동산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먼저 서울 익선동의 2012년 5월과 코로나 이전 2019년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어떻게 익선동은 아주 짧은 기간동안 사람이 북적거리는 동네가 됐는지, 반면에 서울 경리단길은 왜 사람의 발길이 끊어졌는지를 비교해 분석했다.

그는 ”상권 형성의 3대 요소는 대중교통, 차별적 경험, 경제적 및 산업적 백그라운드이다. 익선동은 종로에서 가깝고, 좁은 골목의 한옥과 같은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며, 보석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익선동이 뜨기 시작한 것은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의 확산과 그 시기가 거의 일치한다. 이 플랫폼의 주요 소비자는 디지털 세대로 일컬어지는 MZ 세대이다. 이들 세대가 오프라인 공간을 즐겨 찾으며 역디지털화 현상이 빚어졌다“라면서 이는 도시가 ‘플랫폼 도시’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도시는 산업도시에서 서비스도시로, 그리고 플랫폼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산업도시는 주택이 있고 상점(리테일)이 있으며 공장이 도시 내에 존재한다. 산업혁명기에 산업도시에 위치한 공장은 지금처럼 수평적인 형태가 아니라 수직적 형태로 매우 압축적인 상태였다. 산업도시로 사람이 몰리면서 인구가 폭증하고 이로 인한 주택난이 심각해지고 환경이나 공공 위생 문제를 낳았다.

그러다가 20세기 후반에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면서 금융업, 보험업, 부동산 중개업, 임대업 이른바 ‘FIRE 산업’이 부상하고, 도시는 ‘서비스도시’로 변모해 갔다. 서비스도시는 주택, 상점, 오피스가 있으며, 공장은 없다. 지식산업이 발전하면서 도시의 공장과 창고들은 외곽으로 빠지게 되고, 공장이 차지하던 공간은 오피스 공간으로 변하는 등 산업 구조의 변화가 도시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를테면 서울의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로 바뀌고 그 자리에 아파트형 공장이나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섰다.

그런데 21세기의 도시는 오프라인 상점이 붕괴하며 그 모습이 바뀌고 있다. 쇼핑몰,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4가지 유형의 상점 가운데 편의점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망하고 있다. 대신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득세하고 있다. 도시는 그러면서 플랫폼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플랫폼은 무엇인가? 부동산 유형은 주택, 오피스, 공장 및 창고, 쇼핑몰 등 네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쇼핑몰은 자체 브랜드가 없으며, 쇼핑몰의 주인은 매출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매출이 안오른 상품은 쫓아내고 새로운 상품을 집어넣는다. 플랫폼은 바로 이 쇼핑몰과 똑같다.

쇼핑몰은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디지털화하고, 거꾸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오프라인으로 역디지털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상품 구경만 하는 전시실로 활용하고 정작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쇼루밍’이나 온라인에서 상품을 물색하고 매장에서 실물을 확인하는 ‘역쇼루밍’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대명사격인 아마존의 경쟁력은 원천은 ‘물류’이다. 익일 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이 그것이다. 쿠팡은 이 물류를 브랜드화했다. 21세기 플랫폼도시는 주택이나 물류창고, 오피스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상점은 없다. 쿠팡의 수도권 풀필먼트는 서울 외곽에 다수 포진해 있으며, 서울 도심 내 배송 캠프를 곳곳에 두고 있다.

김 교수는 ”향후 미래 도시는 ‘플랫폼도시’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에서만 활동했던 플랫폼 기업이 오프라인 공간을 눈여겨보며 도시를 함께 변화시키고 있으며, 온라인 기업은 또한 고객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역디지털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의 혁신은 노동 시장의 급변, 소득 격차, 주거 격차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유럽이나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역대 최고이다. 앞으로 도시 공간의 성격은 차별적이며 과시적인 공간, 체험 공간, 팝업 공간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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